조원준선교사 추모게시판
하나님의 일을 목숨을 아끼지 않고 감당하시다가 돌아가셨으니 누가 뭐래도 이건 순교지 순직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함께 선교지에서 동역하던 선교사의 입장에서 안 가도 되고 얼마든지 천천히 가보더라도 탓할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함께 늘 다녔던 청년에겐 안전하게 돌아서 오도록 부탁하고 선교사님께선 길이 워낙 좋지 않아 평소보다 시간이 늦어진 까닭에 예배가 끝나기 전에 도착하여 축도도 하고 성도들을 격려해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거센 물결을 아랑곳 않고 헤쳐 가시다가 거센 물결에 휩쓸려 변을 당하셨으니 이보다 분명한 순교가 어디 있겠습니까?
주님의 지상명령인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는 말씀엔 관념적으로만 동의하면서 자신은 편하고 안일한 신앙생활만을 누리면서, 목숨까지도 아깝게 생각 않고 선교의 사명 감당을 위해 열정을 아끼지 않으시다가 주님의 품에 안기신 선교사님의 순교에 대해선 남의 일처럼 어떻게 그렇게 인색하고 편협한 생각들을 가지실 수가 있는지 같은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선교사님과 함께 그 강을 열 번 가까이 함께 건너 다니며 람느희 교회를 섬겼던 사람으로 태풍의 엄습으로 필리핀 마닐라 시의 절반 가까이나 침수되고 많은 인명까지 죽음으로 몰고간 태풍 사올라가 오기 한 두 주일 전 조선교사님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선교사님이 불어난 강물을 건너다가 넘어져 몇 미터 떠내려 간 적이 있었다는 얘길 듣고 선교사님께 당부를 했습니다. 앞으로 물이 불어나면 절대로 무리하게 건너실 생각을 하시지 말라고 당부를 했었는데 선교사님이 하시는 말씀이, 빙긋 웃으시며 죽으면 순교인데요 뭘 하셨는데 그게 현실이 되다니 정말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제가 처음 비보를 들었을 땐 험한 고갯길을 넘어 가시다가 차량이 낭떠러지에 떨어져 사고가 나지 않았을까 생각했었습니다. 그 전에도 몇 번 미끄러져 위험한 고비를 넘겼단 얘길 들었었고 산악 오토바이로 고개를 넘어시다가 넘어져 낭떠러지에 떨어질 뻔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던 것을 알고 있었기에 말입니다..
어쨌건 위험한 고개와 물을 건너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시다가 주님의 품에 안기신 분이니 누가 뭐래도 제 생각엔 순교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똑 같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입장과 심정으로 사건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과 아량을 갖도록 우리 모두 기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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